블랙 클로버, 마법을 못 쓰는 소년의 처절하고 위대한 마법제 도전기 애니메이션 종합 리뷰


2017년 가을 서브컬처계를 뜨겁게 달군 퓨어 소년 만화의 귀환

2017년 10월에 첫 방영을 시작한 애니메이션 블랙 클로버는 방영 초기부터 전 세계 소년 만화 팬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았습니다. 마법이 곧 계급이자 전부인 독특한 세계관 속에서 마력이 전혀 없는 주인공이 최고의 자리인 마법제를 노린다는 설정은 정통 소년 만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방영 초기에는 다소 과장된 주인공의 목소리 톤이나 장기 방영 애니메이션 특유의 불안정한 작화로 인해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폭발하는 연출력과 뜨거운 동료애 그리고 매력적인 전투 신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대기만성형 명작이라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특히 원작의 매력을 극대화한 오프닝 음악들과 화려한 마법 연출은 수많은 팬들을 유입시키는 원동력이 되었고 방영이 종료된 지금까지도 정주행 필수 애니메이션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마법이 전부인 세계에서 마력 없이 태어난 아스타와 유노의 상반된 운명

네안 성하 마을의 버려진 교회에서 자란 아스타와 유노는 형제이자 평생의 라이벌입니다. 이들이 살고 있는 클로버 왕국은 마력이 모든 신분과 가치를 결정하는 냉혹한 곳입니다. 유노는 어린 시절부터 천재적인 마력을 과시하며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반면 아스타는 아무리 노력해도 마력이 단 1도 생기지 않는 기이한 체질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마법을 쓰지 못하는 아스타는 남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였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매일 한계를 뛰어넘는 지옥 같은 육체 트훈련을 반복하며 체력을 길렀습니다. 이들은 서로 왕국의 정점인 마법제가 되겠다는 약속을 하고 마법사들의 성인식이라고 할 수 있는 마도서 수여식에 참여합니다. 유노는 전설적인 초대 마법제가 받았다는 네 잎의 클로버 마도서를 선택받으며 천재성을 다시 증명했지만 아스타에게는 아무런 마도서도 찾아오지 않아 큰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다섯 잎의 마도서와 반마법의 힘 그리고 검은 폭우단 입단

수여식이 끝난 직후 유노의 강력한 마도서를 노린 도적의 습격이 발생하고 유노는 위기에 빠집니다. 마력이 없는 아스타는 유노를 구하기 위해 맨몸으로 강력한 마법사에게 덤벼들지만 처참하게 짓밟힙니다. 그 순간 아스타의 포기하지 않는 강한 마음이 공명하며 먼지투성이의 검은 다섯 잎 클로버 마도서가 나타납니다. 그 마도서 안에서는 마법을 무효화하고 파괴할 수 있는 거대한 녹슨 검이 뽑혀 나옵니다. 아스타는 이 반마법의 검을 휘둘러 도적을 쓰러뜨리고 유노와 함께 마법 기사단 입단 시험에 도전하기 위해 왕도로 향합니다. 천재인 유노는 최강의 기사단인 금색의 여명단에 수석으로 입단하지만 아스타는 마력이 없다는 이유로 모든 단장들에게 외면받습니다. 하지만 아스타의 기백을 눈여겨본 검은 폭우단의 단장 야미 스케히로는 아스타를 자신의 단으로 거두어들입니다. 검은 폭우단은 실력은 있지만 하나같이 나사가 빠진 문제아들만 모인 최하위 마법 기사단이었습니다. 아스타는 그곳에서 츤데레 왕족 노엘 실버를 비롯한 개성 넘치는 동료들을 만나며 본격적인 마법 기사로서의 임무를 시작합니다.

백야의 마안과의 충돌과 클로버 왕국을 뒤흔든 거대한 음모

아스타와 검은 폭우단 단원들은 크고 작은 임무를 수행하며 점차 기사단 내부에서 신뢰를 쌓아갑니다. 하지만 왕국 전역에서 클로버 왕국을 멸망시키려는 수수께끼의 테러 조직 백야의 마안이 암약하기 시작합니다. 수장 리히트가 이끄는 백야의 마안은 과거 인간들에게 멸종당했던 엘프족의 부활을 꿈꾸며 왕국 곳곳에 숨겨진 마석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아스타는 마석이 숨겨진 마궁과 해저 신전 등에서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며 자신의 반마법 능력을 더욱 각성시켜 나갑니다. 이 과정에서 아스타는 검에 깃든 악마의 힘을 일부 끌어다 쓰는 블랙 아스타 형태로 변신하는 능력을 터득하게 됩니다. 백야의 마안은 마침내 왕도를 직접 습격하며 최강의 마법사들과 정면충돌을 선언하고 클로버 왕국은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이합니다.

(※ 아래 내용에는 애니메이션 블랙 클로버의 핵심 반전과 최종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을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엘프의 전생 마법과 진정한 흑막인 악마의 등장 그리고 감동의 최종 결말

백야의 마안이 모든 마석을 모으자 클로버 왕국 전역에 거대한 전생 마법이 발동합니다. 기사단 중에서 가장 강력했던 금색의 여명단원들을 포함한 수많은 인간 마법사들의 몸에 과거 멸망했던 엘프들의 영혼이 빙의되어 인간들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유노마저 엘프의 인격에 잠식당할 위기에 처하지만 아스타와의 유대감으로 자아를 유지하며 아스타와 함께 전생된 기사단장들과 맞서 싸웁니다. 하지만 이 모든 비극은 과거 엘프와 인간을 이간질하여 세상을 파멸시키려 했던 상위 악마 자그레드의 지독한 음모였습니다. 진정한 적이 밝혀지자 인간과 엘프는 원한을 뒤로하고 힘을 합쳐 악마에게 대항합니다. 초대 마법제와 엘프의 왕 리히트까지 영혼으로 부활하여 전투에 참여하고 아스타는 모든 단원들의 마법을 발판 삼아 악마를 베어버리는 데 성공합니다. 전생 마법이 해제되며 엘프들의 영혼은 성불하고 왕국은 평화를 되찾습니다. 이후 아스타는 악마의 힘을 쓴다는 이유로 마법 의회로부터 재판을 받게 되지만 야미 단장과 마법제의 배려로 국외로 나가 악마의 정보를 조사하는 임무를 맡으며 기사단 활동을 이어갑니다. 아스타와 유노가 다시 한번 서로를 바라보며 마법제가 되겠다는 다짐을 굳건히 하는 장면으로 애니메이션의 대단원이 막을 내립니다.

왕도 소년 만화의 쾌감과 처절한 작화 붕괴가 공존하는 명백한 장단점

블랙 클로버는 소년 만화가 보여줄 수 있는 정통적인 재미 요소를 극대화한 작품입니다. 마력이 없다는 절망적인 패널티를 인간을 초월한 근성과 노력으로 극복하는 아스타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가 빛을 발하며 혼자서는 이길 수 없는 적을 팀워크로 격파하는 소년 만화 특유의 뜨거운 감성을 잘 살렸습니다. 연출력의 발전도 눈부셔서 주요 에피소드의 결전 신은 극장판 못지않은 역대급 액션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장기 방영 애니메이션이 가진 고질적인 단점 역시 매우 두드러집니다. 초반 1화부터 중반부까지는 중요도가 낮은 에피소드에서 인물의 형태가 무너지거나 프레임이 심하게 끊기는 작화 붕괴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이로 인해 초반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은 편이며 주인공 아스타가 초반에 지르는 비명 섞인 대사들이 귀를 피로하게 만든다는 시청자들의 현실적인 불만도 존재합니다. 뻔한 클리셰의 반복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이를 압도하는 후반부의 전개 속도와 연출로 단점을 보완한 작품입니다.

한계를 모르는 청춘들이 써 내려간 뜨거운 성장의 발자취

초반의 열악한 제작 환경과 어설픈 작화를 딛고 후반부에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하며 화려하게 날아오른 이 작품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정통적인 메시지를 가장 묵직하게 전달합니다. 재능이 없다고 비웃는 세상을 향해 오직 자신의 육체와 검 한 자루로 당당히 맞서는 아스타의 행보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듭니다. 완벽하지 않은 문제아들이 모여 서로의 결점을 채워주고 마침내 왕국을 구하는 영웅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신선한 활력과 대리 만족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초반의 사소한 단점들을 조금만 인내하고 감상한다면 역대급 전투 신과 웅장한 세계관 속에서 소년 만화의 진정한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훌륭한 성장형 스포츠 같은 마법 액션 애니메이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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