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쫒는 아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2011년에 선보인 첫 본격 모험 판타지 애니메이션입니다.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주었던 애절한 거리감과 아름다운 영상미는 유지하면서도 지브리 스튜디오를 연상시키는 웅장한 지하 세계 아가르타를 배경으로 상실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소녀의 모험을 통해 풀어냅니다. 이 별을 쫒는 아이는 지하 세계의 비밀을 둘러싼 충격적인 전개와 인간의 욕망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담고 있습니다.
2011년 개봉과 지브리 오마주 논란
별을 쫒는 아이는 2011년 일본에서 개봉되었습니다. 이전 작품인 초속 5센티미터를 통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섬세한 감성과 영상미로 확고한 팬덤을 형성했지만 이 작품에서는 기존의 서사를 벗어나 클래식한 모험극을 시도했습니다. 특히 잃어버린 지하 세계 소녀의 모험 신비로운 생명체 등의 요소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천공의 성 라퓨타나 모노노케 히메 등의 지브리 작품에 대한 오마주가 강하게 느껴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일각에서는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주변의 기대에 대한 강박관념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별을 쫒는 아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세계가 감성 드라마를 넘어 광대한 판타지 영역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도전적인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아가르타의 비밀: 지하 세계와 '클라비스'를 쫒는 사람들
별을 쫒는 아이의 스토리의 비밀은 아가르타라는 전설 속 지하 세계와 '클라비스'라는 신비한 광석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아가르타: 아가르타는 지하 깊은 곳에 존재하는 고대 도시로 시간의 흐름이 지상과 다르게 흐르며 죽은 자를 되살릴 수 있는 힘이 존재한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입니다. 지상 세계와 달리 자연이 보존되어 있고 신비로운 생명체인 퀘찰 등이 살고 있는 잃어버린 세계입니다.
클라비스: 주인공 아스나가 아버지의 유품으로 가지고 있는 광석 라디오에서 신비한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이 광석의 조각이 바로 아가르타로 가는 문을 열 수 있는 열쇠인 '클라비스(Clavis)'입니다. 이 클라비스 조각은 아가르타의 힘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가르타를 쫒는 이유: 지상인들이 아가르타를 쫒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바로 죽은 사람을 되살릴 수 있는 힘 때문입니다. 특히 아스나의 신임 교사이자 비밀 조직 아크 엔젤의 요원인 모리사키 류지는 죽은 아내를 되살리기 위해 10년 동안 아가르타를 추적해 왔습니다.
소녀의 모험과 두 소년: 슌의 죽음과 신의 등장
별을 쫒는 아이의 줄거리는 주인공 아스나가 신비한 음악을 듣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아스나는 괴물의 습격을 받던 중 아가르타에서 왔다는 소년 슌의 도움을 받고 그에게 두근거리는 감정을 느끼지만 슌은 다음 날 갑자기 죽음을 맞이합니다.
슌의 죽음은 아스나에게 충격적인 상실감을 안겨주며 스토리의 핵심적인 계기를 제공합니다. 아스나는 슌과 꼭 닮은 또 다른 소년 신의 등장과 모리사키 선생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아가르타로의 위험한 모험에 동참하게 됩니다.
아스나와 모리사키는 죽은 자를 되살리려는 욕망과 순수한 그리움이라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아가르타로 향합니다. 신은 아가르타인으로서 지상인들이 아가르타의 비밀을 악용하는 것을 막으려는 임무를 띠고 이들을 추격합니다. 별을 쫒는 아이의 중반부는 이 세 사람의 추격과 모험을 통해 아가르타의 장엄하고 위험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충격적인 전개의 클라이맥스: 죽은 자의 재회와 대가
※ 아래 내용에는 별을 쫒는 아이 애니메이션의 결말과 관련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작을 보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 바랍니다.
별을 쫒는 아이의 충격적인 전개는 아가르타의 최심부이자 죽은 자를 되살리는 장소인 '피니스 테라(Finis Terra)'에서 클라이맥스를 맞이합니다. 모리사키는 아스나를 이용해 클라비스의 힘을 사용하고 마침내 죽은 아내 리사를 소환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 재회는 모리사키의 오랜 염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지만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리사의 영혼이 소환되자 아가르타의 힘이 폭주하며 세계를 붕괴시킬 위기에 처합니다. 신은 모리사키에게 죽은 자를 되돌리는 것에는 반드시 큰 대가가 따른다고 경고합니다. 결국 모리사키는 죽은 아내를 되살리려는 욕망을 포기하고 리사를 다시 떠나보냅니다. 그는 죽음을 생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현실을 깨닫게 됩니다.
아스나 역시 슌을 되살리려던 내면의 욕망을 극복하고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별을 쫒는 아이의 결말은 죽음이라는 상실을 극복하고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마무리됩니다.
별을 쫒는 아이의 평가와 역사적 의의
별을 쫒는 아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도전적이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독특한 위치에 있습니다.
장점:
장대한 스케일과 영상미: 아가르타라는 지하 세계를 장대하게 묘사하여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미술적 역량이 판타지 모험극에서도 빛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죽음과 상실에 대한 깊은 사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극복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과 성장을 정면으로 다루어 심오한 주제 의식을 보여주었습니다.
단점:
서사의 개연성 부족: 광대한 세계관에 비해 이야기의 진행이 산만하고 설정이나 맥거핀이 지나치게 많아 스토리의 완성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브리 오마주의 한계: 지브리의 영향이 너무 강해 신카이 마코토 감독 고유의 색깔이 희석되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장단점에도 불구하고 별을 쫒는 아이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멜로 드라마를 넘어 모험 판타지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죽음과 재생이라는 근원적인 주제를 다루며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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