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두 번째 기적 그리고 전설의 완성
2003년 '강철의 연금술사' 첫 번째 애니메이션이 방영되었을 때 그 인기는 이미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원작 만화가 연재 중이었기에 후반부는 오리지널 스토리로 전개되었습니다. 그리고 2009년 원작 만화의 완결 시점에 맞춰 '강철의 연금술사 BROTHERHOOD'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애니메이션이 시작되었습니다.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원작의 방대한 서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구현해 냈기 때문입니다. 압도적인 작화 퀄리티는 물론 원작의 철학적인 메시지와 촘촘하게 짜인 복선을 하나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강철의 연금술사'는 이 2009년 작품을 통해 소년 만화 역사상 가장 완벽한 서사를 지닌 '걸작'으로 다시 한번 팬들의 가슴에 각인되었습니다.
'강철의 연금술사'의 심장: 등가교환의 법칙
"사람은 무언가의 희생 없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무언가를 얻으려면 그와 동등한 대가가 필요하다."
'강철의 연금술사'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법칙 바로 '등가교환'입니다. 이 세계에서 '연금술'은 마법이 아닙니다. 물질을 이해하고 분해한 뒤 재구축하는 과학 기술에 가깝습니다. 연금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등가교환의 법칙을 따라야 합니다. 흙으로 벽을 만들 수는 있지만 흙으로 빵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재료가 되는 물질과 생성되는 물질의 질량과 구성이 같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법칙은 작품의 기술적인 배경인 동시에 '강철의 연금술사'가 던지는 핵심적인 철학입니다. 노력 없이는 성공을 얻을 수 없고 잃는 것 없이 무언가를 가질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의 법칙을 상징합니다. 엘릭 형제의 여정은 이 등가교환의 법칙에 순응하고 또 그것을 뛰어넘기 위한 기나긴 싸움입니다.
금기된 연성 그리고 모든 것의 진리
'강철의 연금술사'의 세계에서 연금술로 거의 모든 것을 만들 수 있지만 단 하나 절대로 금지된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인체연성' 즉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것입니다.
인간의 육체는 그 구성 물질을 알 수 있지만 '영혼'의 가치는 무엇으로도 계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등가교환의 '대가'를 치를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인공 에드워드 엘릭과 알폰스 엘릭 형제는 어린 시절 돌아가신 어머니를 되살리기 위해 이 금기를 어기고 맙니다.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인체연성은 실패하고 '진리의 문'이라 불리는 이세계의 문이 열립니다. 금기를 범한 대가로 형 에드워드(에드)는 왼쪽 다리를 알폰스(알)는 육체 전부를 '진리'에게 빼앗깁니다. 에드는 마지막 힘을 짜내 자신의 오른쪽 팔을 추가로 희생하여 알의 영혼만을 간신히 거대한 갑옷에 정착시킵니다.
'강철의 연금술사'라는 칭호는 이때 잃어버린 팔과 다리 대신 기계 갑옷 '오토메일'을 장착한 에드워드를 상징합니다. 형제는 자신들의 원래 몸을 되찾기 위한 유일한 희망 '현자의 돌'을 찾아 여행을 떠납니다.
형제의 기나긴 여정 현자의 돌을 찾아서
형제는 몸을 되찾을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군부에 소속된 '국가 연금술사'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에드워드는 12세의 나이로 최연소 국가 연금술사 시험에 합격하여 '강철'이라는 이명을 받습니다. 군의 개가 되었다는 비난 속에서도 형제는 현자의 돌에 대한 정보를 수집합니다.
하지만 진실은 잔혹했습니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현자의 돌은 등가교환의 법칙을 무시하는 기적의 물질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수많은 사람의 '영혼'을 농축하여 만든 끔찍한 물건이었습니다. 형제는 현자의 돌을 사용하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기로 결심합니다.
이 과정에서 형제는 아메스트리스라는 국가 전체에 거대한 음모가 숨겨져 있음을 깨닫습니다. 군부 최고 권력자인 '대총통' 킹 브래들리를 비롯한 상층부는 사실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호문쿨루스'라 불리는 인조인간이었습니다.
호문쿨루스는 '7대 죄악'의 이름을 가졌으며 '아버지'라 불리는 존재를 위해 암약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목적은 아메스트리스 국가 전체를 거대한 연성진으로 삼아 나라 안의 모든 국민을 희생시켜 거대한 현자의 돌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과거 이 나라에서 벌어진 수많은 전쟁과 내전조차 모두 이 '국토연성진'을 그리기 위한 피의 의식이었습니다.
거대한 음모의 실체와 마지막 연성
※ 지금부터 '강철의 연금술사 BROTHERHOOD'의 핵심 결말과 관련된 중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작을 보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엘릭 형제는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함께 호문쿨루스의 계획을 막아서기로 합니다. 그들의 동료로는 군부 내에서 쿠데타를 준비하던 로이 머스탱 대령과 리자 호크아이 중위 그리고 싱 나라에서 불로불사를 찾아온 왕자 린 야오 등이 있습니다.
마침내 '약속의 날'이 찾아옵니다. 호문쿨루스의 수장 '아버지'는 아메스트리스 전역의 영혼을 흡수하여 '진리의 문' 자체를 자신에게 강림시키고 신과 같은 힘을 손에 넣으려 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엘릭 형제의 동료들은 호문쿨루스들과 최후의 결전을 벌입니다.
킹 브래들리(라스) 프라이드 슬로스 등 강력한 호문쿨루스들이 차례로 쓰러집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계획은 결국 발동되어 아메스트리스 국민들의 영혼을 강탈합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계획은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엘릭 형제의 스승 이즈미 커티스와 아버지의 과거를 아는 반 호엔하임 등 동료들의 방해로 '아버지'는 신의 힘을 완벽하게 제어하지 못합니다. 모두의 반격이 시작되고 '아버지'는 궁지에 몰립니다.
그때 마지막 호문쿨루스 프라이드의 공격으로 알폰스의 갑옷이 파괴되기 시작합니다. 알폰스는 형을 돕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연성을 감행합니다. 그는 자신의 영혼을 대가로 에드워드가 잃었던 진짜 오른쪽 팔을 되돌려줍니다.
다시 팔을 얻은 에드는 '아버지'를 압도합니다. 하지만 그는 동생을 되찾아야 했습니다. 그는 마지막 인체연성을 시도합니다. '진리의 문'이 다시 열리고 '진리'는 그에게 통행료 즉 대가를 요구합니다.
에드는 여기서 '강철의 연금술사'의 핵심을 관통하는 답을 내놓습니다. 그는 자신의 몸속에 있는 '진리의 문' 자체를 대가로 바칩니다. 그것은 자신의 연금술 재능 즉 '강철의 연금술사'로서의 정체성 전부를 포기하겠다는 의미였습니다.
"등가교환? 필요 없어. 전부 가져가! 알폰스만 돌려준다면!"
진리는 그의 답에 만족하며 "정답이다 연금술사"라는 말과 함께 알폰스의 육체와 영혼을 돌려줍니다. 연금술의 힘을 잃은 평범한 인간이 된 에드워드는 동생 알폰스와 감격의 재회를 합니다. 모든 싸움이 끝나고 세상은 새로운 시대로 나아갑니다.
소년 만화의 왕도를 넘어선 걸작의 명암
'강철의 연금술사'는 왜 시간이 지나도 명작으로 불릴까요. 가장 큰 이유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기승전결입니다. 초반에 던져진 모든 떡밥과 복선은 단 하나도 낭비되지 않고 마지막에 모두 회수됩니다.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는 각자의 역할과 서사를 가지고 있으며 소모적으로 버려지지 않습니다.
'등가교환'이라는 하나의 법칙으로 시작하여 그 법칙을 뛰어넘는 '희생'과 '사랑'이라는 주제로 완결되는 철학적 메시지는 깊은 감동을 줍니다. 소년 만화의 뜨거운 전투와 유머 그리고 정치극의 치밀함까지 모든 요소를 완벽하게 담아냈습니다.
현실적인 아쉬움을 굳이 찾자면 2009년 'BROTHERHOOD' 버전의 경우 원작의 방대한 스토리를 64화에 압축하다 보니 초반부 전개가 다소 빠르다는 평이 있습니다. 2003년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먼저 접한 팬들에게는 초반의 감동이 덜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워낙 짜임새가 완벽하여 일부 시청자에게는 예측 가능한 왕도적 전개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강철의 연금술사'는 그 왕도를 가장 모범적이고 완벽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습니다. 입문자에게도 숙련된 팬에게도 이견 없이 추천할 수 있는 최고의 작품입니다.
#강철의연금술사 #등가교환 #엘릭형제 #애니추천 #명작애니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