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항해의 시작과 독자들을 전율케 한 붉은 머리의 등장
1997년 소년 점프에서 첫 연재를 시작한 원피스는 그야말로 전설이 되었습니다 2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전 세계 소년 만화의 정점에 군림하며 수많은 독자를 웃고 울게 만들었습니다 수많은 해적과 해군 그리고 능력자들이 등장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신비롭고 매력적인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붉은 머리 샹크스일 것입니다 루피에게 밀짚모자를 맡기며 새로운 시대를 연 장본인이자 사황의 일원으로서 압도적인 무력을 보여주면서도 정작 그의 출신이나 목적은 베일에 싸여 있어 팬들의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해 왔습니다 특히 최근 연재분인 최종장에 들어서며 그동안 숨겨져 있던 샹크스의 혈통에 관한 떡밥이 하나둘 풀리기 시작하자 독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단순한 해적인 줄 알았던 그가 천룡인 중에서도 최상위 가문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원피스 세계관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충격이었기 때문입니다
사황 샹크스가 가진 이중적인 면모와 오로성과의 독대
샹크스는 원피스 1화부터 등장해 루피의 생명의 은인이자 정신적 지주로 자리 잡았습니다 팔 하나를 잃어가면서도 친구를 위해 웃을 수 있는 호탕한 해적의 모습은 낭만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에게서 묘한 이질감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정상전쟁 당시 그가 나타나자마자 센고쿠 원수가 "너라면 좋다"며 전쟁을 종결시킨 사건은 그의 영향력이 해적이라는 신분을 넘어선다는 것을 암시했습니다 더욱 결정적인 장면은 레벨리 편에서 등장했습니다 세계 정부의 최고 권력자인 오로성이 해적인 샹크스를 마리조아의 판게아 성 내부로 들여 독대하는 장면이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오로성은 그를 경계하기는커녕 "자네니까 시간을 내어준 것이다"라며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 장면을 통해 독자들은 샹크스가 평범한 해적이 아니며 천룡인 혹은 그 이상의 고귀한 신분일 것이라는 추측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극장판 필름 레드에서 오로성이 우타를 언급하며 "피거랜드 가문의 피"를 거론했을 때 이 추측은 사실상 확신으로 굳어졌습니다
신의 기사단 최고 사령관 피거랜드 갈링 성의 등장
최종장에 들어서며 오다 에이치로 작가는 마침내 샹크스의 출신 비밀을 풀 열쇠인 신의 기사단과 그들의 리더를 공개했습니다 신의 기사단은 천룡인들의 무력을 담당하는 심판 집단이자 해군조차 함부로 할 수 없는 강력한 사법 기관입니다 그리고 그 정점에 서 있는 인물이 바로 피거랜드 갈링 성입니다 갈링 성의 젊은 시절 모습은 샹크스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 반달 모양의 머리 스타일만 제외하면 날카로운 눈매와 전체적인 분위기가 샹크스의 아버지 혹은 직계 혈연임을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갈링 성은 과거 갓 밸리 사건 당시 활약했던 인물로 천룡인을 지키기 위해 록스 해적단과 로저 해적단이 뒤엉킨 전장에서 무력을 과시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늙어서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며 최근에는 오로성의 일원인 새턴 성이 사망한 후 그 자리를 대체하여 새로운 과학방위무신으로 임명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피거랜드 가문이 천룡인 사회 내에서도 얼마나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갓 밸리 사건의 진실과 보물상자 속의 아기
※ 아래 내용에는 원피스 만화의 최신 연재분과 관련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작을 보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 바랍니다
이야기의 핵심인 갓 밸리 사건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38년 전 갓 밸리에서는 천룡인들이 원주민과 노예들을 대상으로 인간 사냥 대회를 열고 있었습니다 이 잔혹한 학살의 현장에 록스 해적단이 습격해오고 그들을 막기 위해 로저 해적단과 해군 영웅 거프가 임시 동맹을 맺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집니다 치열한 전투 끝에 록스 해적단은 괴멸하고 갓 밸리 섬은 지도에서 지워지게 됩니다
이 혼란스러운 전투가 끝나고 로저 해적단이 갓 밸리에서 탈출할 때 로저는 그곳에서 획득한 보물상자 안에서 울고 있는 갓난아기를 발견하게 됩니다 로저와 레일리는 "오랜만에 아기를 보는군"이라며 그 아이를 거두어 키우게 되는데 이 아이가 바로 샹크스입니다 당시 갓 밸리에는 피거랜드 갈링 성이 있었고 정황상 샹크스는 갈링 성의 아들이거나 피거랜드 가문의 핏줄일 가능성이 99퍼센트 이상입니다
피거랜드 가문은 과거 갓 밸리의 왕족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천룡인 중에서도 무력을 숭상하고 심판을 집행하는 가문입니다 샹크스가 발견된 보물상자는 천룡인들이 탈취한 재보들 틈에 섞여 있었을 것입니다 즉 샹크스는 태생부터 천룡인 그중에서도 가장 호전적이고 권위 높은 피거랜드 가문의 혈통을 타고났으나 운명의 장난으로 인해 천적이라 불리는 D의 일족인 골 D 로저의 손에 자라게 된 것입니다
이 출생의 비밀은 샹크스가 왜 그토록 강한 패왕색 패기를 지녔는지 그리고 왜 세계 정부가 그를 특별 대우하는지를 완벽하게 설명해 줍니다 그는 천룡인의 피를 이어받았으나 해적왕의 정신을 물려받은 유일무이한 존재입니다 갈링 성은 인간을 벌레 취급하며 하계를 쓰레기라 부르는 전형적인 천룡인의 사상을 가진 인물입니다 반면 그의 핏줄인 샹크스는 누구보다 자유를 사랑하고 동료를 아끼는 해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는 원피스를 관통하는 주제인 혈통보다 중요한 것은 의지라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최근 전개에서 갈링 성이 오로성으로 승격됨에 따라 루피 일행의 최종 적은 임과 오로성 그리고 신의 기사단이 될 것이 명확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샹크스의 위치는 매우 위태롭고 복잡해졌습니다 그는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인 갈링 성과 대립해야 할 수도 있으며 혹은 그가 지키고자 하는 균형을 위해 루피의 앞길을 막아서야 할지도 모릅니다 일부 독자들은 샹크스가 흑막이거나 그 역시 천룡인의 편에 설 것이라고 의심하기도 합니다 샹크스의 쌍둥이 설이나 클론 설 등 다양한 가설이 존재하지만 현재 가장 유력한 것은 그가 자신의 출생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저의 의지를 잇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해군 원수 아카이누의 공격을 막아내며 코비의 용기 있는 몇 초가 세계의 운명을 바꿨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와노쿠니 근해에서 로쿠규를 패기만으로 쫓아내며 새로운 시대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일갈했습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그가 피거랜드 가문의 혈통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정의를 관철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듯이 최종 전쟁에서 갈링 성과 샹크스가 마주했을 때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는 신의 기사단 최고 사령관이자 오로성이고 아들은 사황이라는 이 기막힌 운명은 원피스 후반부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끝나지 않는 항해와 샹크스가 쥐고 있는 마지막 조각
원피스의 긴 역사 속에서 샹크스는 언제나 이야기의 중심이 아닌 관찰자 혹은 조력자의 위치에 머물러 있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는 라프텔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로 부상했습니다 그가 엘바프에 머물며 키드 해적단을 괴멸시키고 로드 포네그리프를 확보한 것은 그 역시 본격적으로 원피스 쟁탈전에 뛰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 피거랜드 가문의 비밀이 밝혀진 지금 샹크스의 행동 하나하나는 예전과는 다른 무게감을 가집니다 그가 루피를 기다린 것은 니카의 각성을 확인하기 위함이었고 그가 오로성과 만난 것은 피거랜드 가문의 일원으로서 세계의 붕괴를 막기 위한 협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샹크스의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스트 블루에서 루피를 구하던 1부의 샹크스는 멘토였지만 정상전쟁을 끝내던 2부의 샹크스는 세계의 조정자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최종장에 들어선 샹크스는 피거랜드 가문의 비밀을 짊어진 채 낡은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하는 무거운 운명의 당사자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가 과연 루피의 적으로 돌아설지 아니면 끝까지 든든한 조력자로 남을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샹크스와 피거랜드 갈링 성 그리고 신의 기사단의 이야기가 원피스의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가장 뜨거운 연료가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갓 밸리에서 시작된 악연과 인연이 엘바프와 마리조아를 거쳐 라프텔에서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지켜보는 것은 우리 독자들의 즐거움이자 의무일 것입니다
27년의 세월이 축적된 서사의 깊이와 아쉬움
원피스라는 작품을 평가할 때 샹크스와 피거랜드 가문의 설정은 작가인 오다 에이치로의 치밀한 빌드업 능력을 보여주는 훌륭한 예시입니다 무려 25년 전부터 구상해 온 캐릭터의 배경을 이제야 하나씩 풀어놓으면서도 설정 오류 없이 매끄럽게 연결하는 솜씨는 감탄을 자아냅니다 특히 극장판과 본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떡밥을 회수하는 방식은 팬들에게 큰 희열을 안겨주었습니다 샹크스라는 인물을 선과 악의 경계에 세워둠으로써 긴장감을 유지하는 연출력 또한 일품입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샹크스의 등장이 너무 뜸하다 보니 중요한 순간에만 나타나서 폼을 잡고 사라진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일명 샹크스 코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의 등장만으로 모든 개연성을 해결하려 한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피거랜드 가문의 설정이 다소 늦게 공개되면서 급조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하는 독자들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실루엣만으로 인물을 표현하며 정체를 너무 오랫동안 질질 끄는 오다 작가 특유의 연출 방식인 실루엣 피스에 대한 피로감은 무시할 수 없는 단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샹크스의 서사는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혈통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자신의 의지로 시대를 개척하려는 그의 모습은 소년 만화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가올 최후의 전쟁을 기다리며
이제 원피스는 정말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루피와 샹크스의 재회는 머지않았으며 피거랜드 갈링 성과 신의 기사단 그리고 혁명군의 대격돌도 임박했습니다 샹크스가 피거랜드 가문의 핏줄이라는 사실은 그가 짊어진 짐의 무게를 짐작하게 합니다 천룡인의 피를 가지고 해적왕의 꿈을 꾸는 사나이 샹크스 그가 보여줄 마지막 항해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가슴 졸이며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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