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 (Attack on Titan), 마지막화 땅울림 결말이 팬덤을 둘로 가른 진짜 이유

진격의 거인은 십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재되며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작품입니다. 거인이라는 미스터리한 존재와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가는 이야기는 회를 거듭할수록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독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대서사시가 막을 내린 순간 팬덤의 반응은 뜨거운 환호가 아니라 격렬한 논쟁으로 갈라졌습니다. 마지막화가 공개되기도 전에 불법 번역본으로 내용이 먼저 유출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곧바로 격렬한 비판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이 결말의 어떤 지점이 이토록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는지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내용에는 결말과 관련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아직 완결편을 보지 않은 분들은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엘런이 밝힌 대학살의 진짜 이유가 충격을 주었습니다

진격의 거인의 마지막화에서 가장 큰 논쟁을 불러일으킨 지점은 주인공 엘런이 벌인 대규모 학살 행위 땅울림의 진짜 동기가 드러나는 대목이었습니다. 극 중 엘런은 아르민의 질문에 두 가지 답을 내놓습니다. 첫 번째는 파라디 섬과 소중한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단순히 그렇게 하고 싶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두 번째 대답이 특히 큰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이미 작품 후반부에서 조금씩 암시되었던 내용이지만 엘런은 벽 바깥세상에 인류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것에서 희망을 느끼기보다 오히려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는 설정이었습니다. 결국 그 세계를 스스로 없애버리면서 엘런은 일종의 해방감마저 느꼈다고 고백합니다. 인류의 팔 할을 희생시킨 대학살의 이유가 명확한 대의명분이 아니라 개인적인 감정에서 비롯되었다는 이 설정은 많은 독자들에게 당혹감을 안겼고 이후 결말 전체를 둘러싼 논쟁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아르민의 감사 인사가 최대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마지막화에서 특히 많은 비판을 받은 장면은 아르민이 엘런에게 건넨 대사였습니다. 인류의 대다수를 희생시킨 학살자를 자처해 주어서 고맙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는데 이 장면을 두고 독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비판적인 시선에서는 수많은 무고한 희생을 치른 대학살의 장본인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설정 자체가 도덕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심지어 이런 서사 구조가 특정 역사적 학살 행위를 옹호하는 것처럼 읽힐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며 논쟁은 더욱 커졌습니다.

반면 이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조금 다른 맥락을 짚습니다. 아르민 역시 파라디 섬 안에서 살아온 인물이었고 엘런과 함께 벽 바깥세상을 탐험하는 꿈을 꾸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는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르민이 땅울림이라는 행위 자체를 결코 정당화한 것이 아니라 오랜 친구였던 엘런이라는 인간에 대한 안타까움과 이해를 담아낸 대사였다는 해석입니다. 실제로 그전까지 작품은 엘런을 전대미문의 학살자로 가감 없이 묘사해왔다는 점에서 마지막 대화만으로 작품 전체가 학살을 옹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었습니다.

급하게 마무리된 후반부 전개가 완성도 논란을 키웠습니다

결말을 둘러싼 또 다른 핵심 논쟁은 이야기 자체의 완성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지적한 부분은 엘런과의 최종 전투를 지나치게 오래 끌다가 정작 마지막 에피소드 직전에서야 전투가 마무리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정말 중요한 후일담과 여러 떡밥을 수습해야 하는 마지막 화 하나에 너무 많은 내용이 몰리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급하게 봉합된 듯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거대한 전쟁이었던 땅울림과 천지전이 지나간 뒤 다른 등장인물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서사가 지나치게 짧게 마무리되었다는 비판도 상당했습니다. 한지 조에처럼 작품 내내 훌륭한 서사와 연출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인물의 퇴장 장면이 인상 깊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정작 이야기 전체를 마무리 짓는 마지막화는 여러 설정과 관계를 충분히 풀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본과 서구권 그리고 한국을 가리지 않고 공통적으로 제기되었습니다.

결말을 이해하려는 두 가지 시선이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진격의 거인의 결말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히 좋다 혹은 나쁘다는 평가로 정리되지 않는 복잡한 양상을 보입니다. 비판적인 시각에서는 대학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 앞에서 작중 인물들이 보인 태도가 결과적으로 학살자를 미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봅니다. 특히 별다른 설득력 있는 대안이 제시되지 않은 채 엘런의 선택이 어쩔 수 없었던 숙명처럼 그려진 점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반면 옹호하는 시선에서는 작품이 처음부터 끝까지 엘런의 행동을 온전히 정당화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엘런 스스로도 죄책감에 시달리며 자신을 깎아내리고 내면의 끔찍한 생각조차 솔직하게 고백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이는 아르민과 나눈 마지막 대화에서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엘런은 죄책감으로부터 도망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자신이 저지른 일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국 이 결말은 명쾌한 해피엔딩도 완전한 비극도 아닌 인간의 모순된 감정과 선택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려 한 시도로 볼 수 있으며 이 지점이 바로 오늘날까지도 팬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이 계속되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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