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첫 방영된 도쿄 구울은 이시다 스이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스튜디오 피에로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입니다. 원작 만화는 특유의 잔혹하면서도 미려한 그림체와 심오한 주제 의식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애니메이션 또한 공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인간을 먹이로 삼는 구울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 그리고 인간 사회와의 충돌을 그려내며 다크 판타지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도쿄 구울은 2014년 1기 방영을 시작으로 2015년 2기 도쿄 구울 √A, 2018년 3기 도쿄 구울:re 1쿨과 2018년 4기 도쿄 구울:re 2쿨까지 총 4기에 걸쳐 방영되었습니다. 인간과 구울의 복잡한 관계 사회의 부조리 그리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고뇌를 심도 있게 다루어 많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잔혹한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여 19세 관람가로 분류되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단순히 폭력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모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평범했던 대학생 카네키 켄의 비극적인 변모 (도쿄 구울 1기)
도쿄 구울의 이야기는 독서를 좋아하는 평범한 대학생 카네키 켄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는 단골 카페 '안테이크'에서 우연히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아름다운 여성 리제를 만나 데이트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행복한 만남도 잠시 리제는 사실 인간을 잡아먹는 포악한 구울이었고 카네키를 습격합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의문의 사고로 리제는 죽고 카네키는 치명상을 입게 됩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의사는 죽은 리제의 장기를 카네키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감행하고 이로 인해 카네키는 반구울이 됩니다. 반구울이 된 카네키는 인간의 음식을 전혀 먹을 수 없게 되고 사람의 살 냄새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자신을 발견하며 극심한 혼란에 빠집니다. 인간도 구울도 아닌 존재로서 그는 정체성의 위기를 겪습니다.
이때 카페 '안테이크'의 주인 요시무라가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밉니다. 사실 안테이크는 인간을 해치지 않고 자살자나 사고사한 인간의 시체만을 먹으며 살아가는 온건파 구울들의 집합소였습니다. 카네키는 안테이크에서 키리시마 토우카, 후에구치 히나미 등 다른 구울들과 교류하며 구울로서의 삶에 적응해나갑니다. 그는 인간과 구울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노력하지만 점점 구울의 본능에 이끌리며 괴로워합니다.
한편 인간 사회에서는 구울을 섬멸하기 위한 기관인 'CCG (구울 대책국)'가 존재합니다. CCG의 수사관들은 구울들을 무자비하게 사냥하며 인간과 구울의 대립은 점점 심화됩니다. 카네키는 구울로서의 새로운 능력에 눈을 뜨지만 자신의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합니다. 그러던 중 잔혹한 구울 '제이슨'에게 붙잡혀 극심한 고문을 당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나약함을 깨닫고 강해지기 위해 구울로서의 본능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합니다.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하고 각성한 카네키는 제이슨을 처치하며 완전히 다른 존재로 거듭납니다.
갈림길에 선 카네키, 그리고 구울 사회의 격변 (도쿄 구울 2기)
도쿄 구울 2기는 1기의 후속작으로 원작과는 다른 오리지널 스토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각성한 카네키는 안테이크를 떠나 구울 테러 조직인 '아오기리 나무'에 합류합니다. 그는 아오기리 나무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힘을 시험하고 인간과 구울 사이의 정의에 대해 고민합니다. 하지만 아오기리 나무의 잔혹한 방식은 카네키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이 시기 CCG는 아오기리 나무의 거점인 20번지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토벌 작전을 감행합니다. 인간과 구울의 전면전이 펼쳐지면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합니다. 카네키는 이 전투에서 인간과 구울 모두의 고통을 목격하며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깊이 고뇌합니다. 그는 아오기리 나무에 속해 있으면서도 안테이크와 옛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이 과정에서 카네키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인간인 히데와 재회합니다. 히데는 카네키가 구울이 된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믿고 따랐던 유일한 인간이었습니다. 히데와의 재회는 카네키에게 큰 영향을 미치며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시금 일깨웁니다. 2기 마지막은 안테이크 소속 구울들과 CCG 수사관들의 치열한 싸움 그리고 카네키와 히데의 비극적인 재회로 마무리됩니다. 이 시점부터 도쿄 구울은 더 이상 개인의 정체성 문제를 넘어 인간과 구울이라는 종족 간의 거대한 갈등과 전쟁의 양상으로 흘러갑니다.
새로운 시작, 사사키 하이세의 등장 (도쿄 구울:re 3기)
도쿄 구울:re는 2기 이후의 스토리를 다루며 완전히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2기 마지막에 실종되었던 카네키 켄은 기억을 잃은 채 CCG의 일등 수사관 사사키 하이세로 살아갑니다. 그는 구울의 힘을 제어하는 '쿠인쿠스 스쿼드'의 멘토를 맡으며 구울들을 섬멸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사사키는 때때로 자신 안에 잠재된 구울의 본능과 과거의 기억 조각들에 혼란을 느끼지만 자신이 인간이라고 굳게 믿으며 살아갑니다.
쿠인쿠스 스쿼드 팀원들은 인간의 몸에 구울의 카구네를 이식한 존재들로 사사키는 그들의 고뇌를 이해하고 이끌어줍니다. 사사키는 CCG에서 신뢰받는 수사관으로 활약하지만 그의 주변에는 과거 카네키 켄의 그림자가 계속해서 맴돕니다. 옛 친구들이나 적들이 그를 카네키 켄으로 알아보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사사키는 점차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됩니다. 이 시기 구울 세계에서는 '피에로'라는 수수께끼의 집단이 등장하며 새로운 위협을 가합니다.
카네키의 귀환과 최후의 전쟁 (도쿄 구울:re 4기)
도쿄 구울:re 2쿨은 사사키 하이세가 자신의 과거 기억을 완전히 되찾고 카네키 켄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립니다. 그는 자신이 CCG의 세뇌를 당했던 것임을 깨닫고 인간과 구울 사이의 대립을 끝내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카네키는 다시 구울의 편에 서서 아오기리 나무와 협력하거나 때로는 독자적으로 움직이며 양측의 충돌을 막으려 합니다.
스포일러 주의:
카네키는 '척안의 왕'이라는 존재로서 인간과 구울 모두에게 인정받으며 평화를 위한 전쟁을 이끌게 됩니다. CCG 내부에서는 파시스트적인 성향의 후루타 니무라가 권력을 장악하며 더욱 극단적으로 구울 섬멸 작전을 추진합니다. 이로 인해 인간과 구울 간의 대립은 최고조에 달하고 도쿄는 거대한 전장이 됩니다. 카네키는 이 혼란 속에서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고 더 나아가 인간과 구울이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처절하게 싸웁니다.
마지막 전투에서 카네키는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인간과 구울의 공존을 위한 길을 열려 합니다. 그는 '용'이라는 거대한 구울의 형태로 변모하여 도쿄를 위협하지만 이내 인간과 구울 모두의 협력으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결국 긴 전쟁은 끝나고 인간과 구울은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며 평화로운 시대를 맞이합니다. 카네키 켄은 구울 키리시마 토우카와 가정을 이루고 그들의 딸인 이치카 카네키가 등장하며 이야기는 희망적인 미래를 암시하며 마무리됩니다.
도쿄 구울, 어둠 속에서 빛을 찾다
도쿄 구울은 인간과 구울이라는 두 존재의 먹고 먹히는 관계를 통해 생존의 본질과 윤리적 문제 그리고 편견과 차별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잔혹한 액션 장면들과 고어적인 연출이 많지만 그 안에는 정체성에 대한 고뇌 사랑 우정 그리고 희망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특히 카네키 켄이 겪는 심리적 변화와 성장은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의 경우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1기는 원작의 분위기와 스토리를 비교적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지만, 2기 도쿄 구울은 오리지널 스토리로 인해 원작 팬들에게 호불호가 갈렸습니다. 특히 스토리 전개가 다소 불친절하고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3기와 4기인 도쿄 구울:re는 원작의 방대한 내용을 너무 압축적으로 다루면서 스토리의 급전개와 생략된 부분이 많아 원작을 보지 않은 시청자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작화 또한 시즌이 거듭될수록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쿄 구울은 독특한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깊이 있는 주제 의식으로 여전히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입니다. 인간의 어두운 면과 구울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진정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공존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도쿄 구울은 다크 판타지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충분히 몰입감 있는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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