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비스크 돌은 사랑을 한다, 2022년 1분기를 점령한 최고의 청춘 코스프레 로맨스 줄거리와 결말 총정리

2022년 1월 일본과 전 세계 동시 방영을 시작한 애니메이션 '그 비스크 돌은 사랑을 한다'는 방영 전까지만 해도 마니아층이 즐기는 로맨틱 코미디 정도로 예상되었습니다. 하지만 1화가 공개되자마자 상황은 완전히 반전되었습니다. 제작사 클로버웍스(CloverWorks)가 영혼을 갈아 넣은 듯한 작화 퀄리티와 연출을 보여주며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귀멸의 칼날 유곽편'이나 '진격의 거인'과 같은 대작들과 화제성 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히로인 키타가와 마린은 기존의 로맨스물 여주인공들과 달리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취미 생활에 진심인 '요망하면서도 순수한 갸루'라는 독보적인 캐릭터성을 구축하며 2022년 최고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손꼽혔습니다. 원작 만화의 판매량은 애니메이션 방영 직후 폭발적으로 급증했으며 코스프레라는 서브컬처 소재를 매우 전문적이고 진지하게 다루면서도 대중적인 로맨스 코드를 완벽하게 배합했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2기 제작 결정까지 빠르게 이루어지며 현재까지도 식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히나 인형밖에 모르던 소년과 반짝이는 인싸 소녀의 운명적인 충돌

주인공 고죠 와카나는 고등학생이지만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 집안의 가업인 '히나 인형' 제작에 몰두하는 조용한 소년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 "남자아이가 인형을 가지고 논다"는 이유로 친구에게 기분 나쁘다는 말을 들은 후 마음에 깊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갑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남들에게 들키면 미움받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그는 학교에서도 존재감을 지운 채 혼자 지내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와카나에게 학교생활은 그저 졸업을 위해 견뎌야 하는 시간일 뿐 그의 진짜 세상은 집에 있는 인형 공방뿐이었습니다.

반면 여주인공 키타가와 마린은 와카나와 정반대의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화려한 외모와 밝은 성격으로 반 친구들의 중심에 있는 인기인이며 독자 모델로 활동할 만큼 빼어난 미모를 자랑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방과 후 집의 재봉틀이 고장 나 학교 실습실에서 몰래 인형 옷을 만들던 와카나의 공간에 마린이 들이닥칩니다. 마린은 누군가 있을 줄 모르고 들어왔다가 와카나가 들고 있는 히나 인형을 보게 되고 와카나는 자신의 취미를 들켰다는 생각에 절망하며 비난받을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마린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엄청나다! 이거 네가 만든 거야? 재봉틀 할 줄 알아?"라며 와카나의 손재주에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마린은 와카나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사실 그녀는 미소녀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오타쿠였으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시즈쿠'의 코스프레를 하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옷을 만드는 재주가 절망적인 수준이라 괴상한 결과물만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마린은 와카나에게 자신의 코스프레 의상을 만들어달라고 간절히 부탁합니다. 처음에는 사람 옷을 만들어본 적이 없다며 거절하던 와카나였지만 마린의 진지한 열정과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게 뭐가 나빠?"라는 당당한 태도에 감화되어 의뢰를 수락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전혀 다른 세계에 살던 두 사람이 서로의 세계로 발을 들이게 된 시작점이었습니다.

장인의 정신으로 빚어낸 코스프레 의상과 싹트는 감정

첫 번째 미션은 게임 속 캐릭터 '시즈쿠'의 메이드복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와카나는 히나 인형을 만들 때처럼 엄청난 집요함과 장인 정신을 발휘합니다. 코스프레 의상이 단순히 겉모습만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의 설정과 입체감을 살려야 한다고 판단한 그는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며 캐릭터를 분석합니다. 원단 시장을 돌아다니며 가장 적합한 천을 고르고 마린의 신체 사이즈를 꼼꼼하게 측정하며 밤을 새워 옷을 만듭니다. 중간 기말고사 기간과 겹쳐 과로로 쓰러질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마린 씨가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마침내 완벽한 의상을 완성해 냅니다.

완성된 의상을 입은 마린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 감격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코스프레 이벤트 행사장에서 수많은 카메라 셔터 세례를 받으며 꿈을 이룹니다. 행사장에서 돌아오는 길 전철 안에서 지쳐 잠든 와카나를 바라보며 마린은 그가 보여준 헌신과 열정에 인간적인 호감 이상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존중해 주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준 와카나야말로 자신에게 가장 특별한 사람임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이때부터 마린은 적극적으로 와카나에게 호감을 표시하지만 연애 경험이 전무하고 자존감이 낮은 와카나는 그것을 그저 친구로서의 호의라고만 생각하며 엇갈리는 귀여운 상황들이 연출됩니다.

코스프레 세계의 확장과 새로운 인연들

첫 코스프레 성공 이후 두 사람의 활동은 더욱 활발해집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마린의 시즈쿠 코스프레 사진을 보고 유명 코스어인 '쥬쥬(이누이 사쥬나)'가 와카나를 찾아옵니다. 쥬쥬는 와카나가 만든 옷의 퀄리티에 반해 자신에게도 옷을 만들어달라고 의뢰합니다. 쥬쥬는 마린과는 정반대로 작고 귀여운 외모를 가졌지만 성격은 까칠하고 도도한 캐릭터입니다. 여기에 쥬쥬의 여동생이자 사진사인 '이누이 신쥬'까지 합류하며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집니다.

이 과정에서 와카나는 단순히 옷을 만드는 것을 넘어 사람의 콤플렉스를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키가 작아 고민인 쥬쥬를 위해 비율이 좋아 보이는 패턴을 연구하고 언니를 동경하지만 덩치가 커서 코스프레를 포기했던 신쥬를 위해 남장 캐릭터 코스프레를 제안하기도 합니다. 와카나의 마법 같은 메이크업과 의상 제작 기술 덕분에 신쥬는 생애 처음으로 코스프레에 도전하여 멋진 남성 캐릭터로 변신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 에피소드는 와카나가 단순히 마린의 조력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꿈을 이루어주는 진정한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와카나 역시 과거의 트라우마를 씻어내고 점차 밝아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한여름의 불꽃놀이와 엇갈리듯 닿은 마음

애니메이션 후반부는 두 사람의 로맨스 텐션이 폭발하는 에피소드들로 채워집니다. 특히 스튜디오 촬영을 위해 방문했던 러브 호텔 에피소드는 팬들 사이에서 전설로 회자됩니다. 촬영 장소가 마땅치 않아 저렴한 스튜디오를 찾다 보니 러브 호텔을 예약하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마린이 서큐버스 캐릭터인 '리즈 큥' 코스프레를 하게 되면서 묘한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노출이 많은 의상과 밀폐된 공간 그리고 묘한 조명 아래서 두 사람은 서로를 이성으로 강하게 의식하게 됩니다. 와카나는 마린을 위해 최선을 다해 촬영에 임하지만 끓어오르는 청춘의 본능과 싸우느라 진땀을 뺍니다. 마린 역시 와카나의 진지한 눈빛에 얼굴을 붉히며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합니다.

(※ 아래 내용에는 그 비스크 돌은 사랑을 한다 1기 최신 결말과 관련된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작품을 감상하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 바랍니다.)

여름 방학의 끝자락에서 확인한 서로의 진심

여름 방학이 끝나갈 무렵 와카나는 밀린 방학 숙제를 하느라 정신없는 나날을 보냅니다. 마린은 그런 와카나를 도와주겠다며 집에 찾아오지만 사실 그녀 역시 숙제를 하나도 하지 않아 둘이서 밤새 숙제를 하는 코믹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숙제와의 전쟁이 끝난 후 마린은 와카나에게 여름 축제에 가자고 제안합니다. 축제 당일 와카나는 인파 속에서 마린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용기를 내어 그녀의 손을 잡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상상도 못 했을 행동이지만 와카나는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불꽃놀이가 시작되지만 정작 두 사람은 불꽃놀이를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대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무도 없는 뚝방길에서 마린은 발이 아파 걷기 힘들어하고 와카나는 그녀를 업어줍니다. 와카나의 등에 업힌 마린은 밤하늘에 터지는 불꽃을 바라보며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바랍니다. 집에 돌아온 후 마린은 와카나와 통화를 하다가 공포 영화를 보고 무서워합니다. 와카나는 그녀를 안심시켜 주기 위해 통화를 끊지 않고 계속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어느새 수화기 너머로 와카나의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려옵니다. 밤새 인형을 만들고 축제까지 다녀오느라 피곤했던 와카나가 잠들어버린 것입니다. 마린은 잠든 와카나에게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속삭입니다. "와카나 군 좋아해." 평소의 장난스러운 말투가 아닌 진심이 가득 담긴 목소리였습니다. 비록 와카나는 잠들어 듣지 못했지만 마린의 고백은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새로운 코스프레를 준비하며 즐거워하는 두 사람의 일상을 보여주며 끝이 납니다. 비록 확실하게 연인이 된 것은 아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었음을 확인시켜 주며 2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완벽한 열린 결말로 막을 내립니다.

압도적인 비주얼과 섬세한 심리 묘사 그리고 약간의 아쉬움

'그 비스크 돌은 사랑을 한다'는 근래 나온 로맨스 애니메이션 중 작화 퀄리티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옷의 주름 하나 머리카락의 찰랑거림 그리고 캐릭터의 눈동자에 비친 빛까지 섬세하게 표현해 낸 제작진의 노고가 화면 너머로 전해집니다. 특히 코스프레 의상 제작 과정을 매우 디테일하게 고증하여 실제 코스어들에게도 큰 찬사를 받았습니다. 단순히 옷을 입고 즐기는 것을 넘어 캐릭터를 분석하고 메이크업과 조명까지 신경 쓰는 모습을 통해 코스프레가 하나의 종합 예술임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와카나라는 캐릭터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는 남자의 멋짐을 잘 표현해 냈고 마린을 통해 편견 없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15세 관람가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수위가 높은 장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마린의 코스프레 의상 특성상 노출이 많을 수밖에 없지만 카메라 앵글이 지나치게 특정 신체 부위를 강조하거나 서비스 컷에 치중한다는 느낌을 줄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에치(야한)' 요소는 남성 팬들에게는 환호를 받았지만 스토리에 집중하고 싶은 시청자나 여성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진입 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후반부로 갈수록 코스프레 제작 과정보다는 두 사람의 일상 데이트 비중이 늘어나면서 초반의 장인 정신과 전문적인 느낌이 다소 옅어졌다는 평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좋아하는 마음'의 소중함을 가장 잘 그려낸 애니메이션입니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숨기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용기"를 심어줍니다. 와카나와 마린이 서로의 세계를 존중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뛰게 만듭니다. 화려한 비주얼 뒤에 숨겨진 진정성 있는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케미스트리를 보고 싶다면 이 작품은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2기 제작이 확정된 만큼 지금 정주행을 시작하기에 가장 적절한 타이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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