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첫 등장 이후 2024년 밈 열풍을 일으키며 글로벌 대세로 자리 잡은 화제작
2023년 1기가 방영되었을 때만 해도 '해리포터의 패러디 개그 만화' 정도로 인식되던 이 작품은 2024년 2기 '신각자 후보 선발 시험 편'이 공개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특히 2기 오프닝 곡인 'Bling-Bang-Bang-Born'은 중독성 강한 비트와 마슈의 무표정한 댄스가 틱톡과 릴스 등 숏폼 플랫폼을 강타하며 전 세계적인 챌린지 열풍을 만들어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잘 모르는 일반 대중들도 노래는 알 정도로 유명세를 탔으며 이는 넷플릭스 시청 순위 급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클리셰를 비틀어버리는 시원한 사이다 전개와 진지함 속에 섞여 있는 병맛 개그 코드는 복잡한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킬링 타임용 콘텐츠를 찾는 현대인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고들었습니다. 단순히 웃기기만 한 것이 아니라 주인공 마슈가 보여주는 올곧은 신념과 친구들과의 우정은 소년 만화 특유의 뜨거운 감동까지 선사하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마법이 전부인 불합리한 세계에서 근육으로 생존을 꿈꾸는 소년의 등장
이야기의 무대는 누구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한 마법계입니다. 이곳에서 마법 능력은 곧 신분을 결정하는 척도이며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자는 열등한 존재로 취급받거나 아예 세상에서 제거되어야 할 불순분자로 여겨집니다. 깊은 숲속에서 아버지 레그로와 함께 숨어 살고 있는 주인공 마슈 반데드는 이 세상에서 보기 드문 '마법 불능자'입니다. 레그로는 아들이 세상의 핍박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해 그를 숲속에 숨기고 마법 대신 몸이라도 지킬 수 있도록 혹독한 근력 운동을 시켰습니다. 그 결과 마슈는 마법은커녕 빗자루 하나 띄우지 못하지만 인간의 한계를 아득히 초월한 신체 능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슈크림 빵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순수한 소년 마슈는 어느 날 슈크림을 사러 마을에 나갔다가 마법 경찰에게 정체를 들키고 맙니다.
경찰인 브래드 콜먼은 마슈의 엄청난 피지컬에 압도당한 뒤 한 가지 제안을 합니다. 마슈가 마법 학교에 입학해 가장 우수한 학생에게 주어지는 칭호인 '신각자'가 되어 자신들에게 떨어지는 혜택을 나눠준다면 마슈와 아버지의 평온한 삶을 눈감아 주겠다는 것입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마슈는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기 위해 명문 이스트턴 마법 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입학 시험부터 마법을 써야 하는 난관들이 닥치지만 마슈는 오로지 근력으로 상황을 돌파합니다. 미로의 벽을 부수고 뚫고 나가거나 주문으로 바위를 들어 올리는 대신 손으로 들어 올리는 식의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시험관들을 당황하게 만들며 당당히 합격합니다.
학교생활 역시 평범하지 않습니다. 빗자루를 타고 날아야 하는 비행 수업에서 빗자루를 엄청난 속도로 던진 뒤 그 위에 올라타는 방식으로 비행을 성공시키고 마법으로 공격해오는 불량 학생들의 주문을 배구 리시브하듯 손으로 쳐내버립니다. 이 과정에서 룸메이트이자 소심하지만 착한 핀 에임즈, 시스콘 기질이 다분하지만 실력은 확실한 랜스 크라운, 자칭 주인공이라 떠드는 다혈질 닷 바렛 그리고 마슈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레몬 어빈 등 개성 넘치는 친구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들은 처음에는 마슈의 엉뚱함에 당황하지만 마슈가 가진 겉모습과 다른 따뜻한 마음씨와 친구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의리에 감화되어 든든한 동료가 됩니다.
시즌 1의 주요 갈등은 학교 내의 엘리트 집단인 '레안 기숙사'의 칠마아(마기아 루푸스)와의 대결입니다. 자신의 인형 마법으로 학생들을 납치하고 마력을 빼앗는 리더 아벨 워커는 마슈의 가장 큰 적인 듯 보였습니다. 아벨은 혈통주의를 내세우며 약자를 짓밟는 냉혹한 인물이지만 마슈는 그 논리에 전혀 흔들리지 않습니다. 복잡한 마법 이론이나 사회적 지위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친구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적진에 뛰어듭니다. 아벨이 수많은 인형을 조종하며 마슈를 공격하지만 마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인형들의 관절을 빼버리거나 바닥을 뒤집어엎어 공격을 무력화시킵니다. 결국 마법의 우열이 승패를 결정한다는 아벨의 믿음을 주먹으로 산산조각 내며 승리합니다.
신각자를 향한 본격적인 도전과 더욱 강력해진 적들과의 사투
시즌 2는 '신각자 후보 선발 시험'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마슈가 마법을 쓰지 못한다는 사실이 학교 내 일부 세력에게 알려지면서 그를 퇴학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기 시작합니다. 마슈가 학교에 계속 남고 처형을 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번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뿐입니다. 시험에는 각 기숙사를 대표하는 최정예 실력자들이 참가하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오르카 기숙사의 감독생인 마거릿 마카롱은 차원이 다른 강함을 보여줍니다. 음악을 마법으로 사용하는 마카롱은 마슈가 지금까지 상대했던 적들과는 격이 다른 마력과 전투 센스를 가지고 있어 마슈에게 큰 위협이 됩니다.
시험 과정에서 마슈와 친구들은 팀을 이뤄 수정 구슬을 지키는 미션을 수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잔인한 성격의 카르파쵸 로얀과 맞붙게 되는데 그는 데미지를 상대에게 반사하는 마법 도구를 사용하여 마슈를 궁지로 몰아넣습니다. 아무리 때려도 고통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상황에서 마슈는 고통을 참아내며 카르파쵸의 방어를 물리적인 한계까지 밀어붙여 깨뜨리는 근성을 보여줍니다. 이는 마슈가 단순히 힘만 센 것이 아니라 정신력 또한 초인적임을 증명하는 명장면이었습니다.
대망의 결승전 직전 마슈는 최강의 적 마거릿 마카롱과 1:1 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마카롱은 소리의 속도로 움직이며 마슈를 압박하지만 마슈는 소리보다 빠른 반응 속도와 리듬감(?)으로 대응하며 치열한 육탄전을 벌입니다. 마카롱은 마법을 쓰지 않는 마슈를 처음에는 흥미로워하다가 점차 그를 진정한 강자로 인정하고 전력을 다해 싸웁니다. 하지만 이 뜨거운 승부의 끝은 의외의 사태로 중단됩니다. 바로 세계관 최악의 범죄 조직 '이노센트 제로'의 수장이 시험장에 난입한 것입니다. 그는 시간을 멈추거나 되돌리는 압도적인 마법으로 시험장에 있는 고위 마법사들과 학생들을 공포에 몰아넣습니다. 놀랍게도 이노센트 제로의 수장은 마슈를 자신의 '완성품'을 위한 재료라 칭하며 납치하려 합니다. 마슈의 출생에 얽힌 거대한 비밀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 아래 내용에는 넷플릭스 마슐 시즌 2의 최종 결말과 관련된 결정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시청하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 바랍니다.)
밝혀진 출생의 비밀과 학교를 지켜낸 주먹 그리고 새로운 시작
이노센트 제로가 소환한 거대한 마수들이 학교를 짓밟으려 할 때 마법사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맙니다. 교장인 월버그조차 고전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마슈는 다시 한번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그는 거대한 마수가 내리치는 공격을 근육만으로 받아내고 빗자루조차 띄우지 못하는 몸으로 공중으로 뛰어올라 마수에게 강력한 킥을 날립니다. 마슈는 학교 건물보다 큰 마수를 들어 올려 던져버리며 이노센트 제로의 계획을 저지합니다. 이 과정에서 마슈가 마법을 전혀 쓰지 못한다는 사실이 전교생과 교사들에게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이노센트 제로는 마슈를 데려가는 것을 다음으로 미루고 물러나지만 마슈에게는 더 큰 문제가 남았습니다. 바로 마법 불능자라는 사실이 공론화된 것입니다. 마법계의 법률상 그는 즉시 처형당해야 마땅했습니다. 하지만 마슈가 목숨을 걸고 학교를 구해낸 모습을 본 학생들은 그를 옹호하기 시작합니다. 마법을 쓸 수 있느냐 없느냐보다 누가 우리를 지켜주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입니다. 결국 신각자들과 마법국은 마슈의 처분을 보류하기로 결정합니다. 단 조건이 붙습니다. 감시하에 학교생활을 지속하되 차기 신각자가 되지 못하면 즉시 처형한다는 유예 조건이었습니다.
시즌 2의 마지막은 다시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온 마슈와 친구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이전과 다릅니다. 마슈는 이제 숨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도전자가 되었습니다. 엔딩 장면에서는 마슈가 슈크림을 먹으며 "집에 가고 싶다"라고 무심하게 말하지만 그의 눈빛은 다가올 더 큰 싸움을 준비하는 듯 흔들림이 없습니다. 친구들 또한 마슈를 지키기 위해 각자 수련을 다짐하며 시즌 2는 마슈가 이노센트 제로와의 최종 결전을 향해 나아갈 것임을 암시하며 막을 내립니다.
가볍게 즐기기엔 너무나 완벽했던 타격감과 현실적인 감상평
넷플릭스 마슐은 복잡한 설정 놀음이나 우울한 서사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단비 같은 작품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타격감'과 '속도감'입니다. 마법 주문을 외우느라 시간을 끄는 적들을 기다려주지 않고 주먹부터 날리는 마슈의 모습은 기존 판타지 애니메이션의 답답함을 한 번에 해소해 줍니다. 특히 시즌 2에 들어서며 A-1 Pictures가 보여준 액션 연출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마거릿 마카롱과의 전투 씬에서 보여준 카메라 워킹과 이펙트는 극장판 못지않은 퀄리티를 자랑했습니다. 또한 개그와 진지함의 밸런스가 훌륭하여 웃고 있다가도 어느새 가슴이 뭉클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바라보면 단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우선 '해리포터'와 '원펀맨'의 설정을 너무 노골적으로 차용했다는 점은 오리지널리티를 중시하는 시청자들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 있습니다. 학교의 기숙사 시스템이나 스포츠 경기 등은 패러디라고 하기엔 너무 흡사하여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이야기의 패턴이 다소 반복적입니다. 적이 등장하고 마법으로 마슈를 압박하다가 마슈가 근육으로 상식을 파괴하며 이기는 패턴이 계속되다 보니 시즌이 길어질수록 신선함이 떨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개그 코드 역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 슈르한(초현실적인) 개그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슐이 가진 매력은 이러한 단점들을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이 아닌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라는 마슈의 태도는 경쟁 사회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묘한 카타르시스와 위로를 줍니다. 훌륭한 작화, 중독성 있는 음악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킬링 타임용으로 시작했다가 인생 애니메이션이 되기에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판타지 액션을 좋아하거나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찾는다면 마슐은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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