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악마인데 왜 어떤 악마는 압도적이고 어떤 악마는 약할까요
체인소맨을 읽다 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어떤 악마는 등장만으로 절망적인 상황을 만드는데 어떤 악마는 체인소맨으로 변신한 덴지에게 어렵지 않게 잘려 나갑니다. 둘 다 같은 악마인데 힘의 차이가 너무 큽니다. 여기에는 작품이 정해둔 분명한 규칙이 있습니다.
바로 악마의 강함이 이름에 대한 사람들의 공포로 결정된다는 규칙입니다. 이 설정을 알고 나면 어떤 악마가 왜 등장했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강하거나 약한지가 한눈에 이해됩니다. 공포라는 감정이 힘의 원천이 되는 독특한 세계관이라는 점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글에서는 체인소맨 악마 서열이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는지 이름과 공포의 관계를 중심으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원작을 아직 다 보지 못한 분도 이해하실 수 있도록 어려운 표현은 최대한 줄이겠습니다.
악마는 이름을 가지고 태어나는 괴물입니다
체인소맨 세계관에서 악마는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이나 존재나 개념의 이름을 가지고 태어나는 괴물입니다. 총의 악마는 총에서 태어났고 좀비의 악마는 좀비에서 태어났으며 박쥐의 악마는 박쥐에서 태어났습니다. 그 이름에 대한 공포가 클수록 그만큼 강력한 존재가 된다고 정리됩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악마가 되기 위해 그 개념 자체가 무서울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그 이름이 얼마나 무서운 이미지로 자리 잡고 있느냐입니다. 팬 위키에서도 악마의 힘은 그 개념이 대중의식에서 얼마나 무서운 이미지를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정리합니다.
이런 이유로 악마는 그 이름에 걸맞은 모습과 능력을 갖고 나타납니다. 총의 악마의 몸은 총으로 만들어져 있고 총과 관련된 능력을 씁니다. 그리고 그 이름이 세상에서 잊히지 않고 사람들이 계속 두려워하는 한 악마는 죽어도 다시 환생합니다.
악마를 죽여도 지옥에서 다시 태어난다는 점은 이 세계의 중요한 전제입니다. 이 전제를 알아야 뒤에서 나올 체인소맨의 능력이 얼마나 위협적인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죽음과 어둠 같은 근원적 공포가 최상위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강한 악마는 누구일까요. 인간이 본능적으로 두려워하는 개념을 가진 근원적 공포의 악마들입니다. 죽음의 악마가 대표적입니다. 모든 인류가 두려워하는 죽음이라는 개념이 이름이니 이보다 더 강한 공포의 대상은 찾기 어렵습니다. 한 매체는 죽음의 악마 앞에서는 토마토의 악마 같은 악마가 부끄러울 정도라고 비유했습니다. 팬 위키도 집단적이고 실존적인 두려움이야말로 죽음의 악마를 가장 건드릴 수 없는 존재로 만든다고 정리합니다.
지옥에는 어둠의 악마도 있습니다. 덴지 일행이 지옥에 발을 들이는 장면에서 처음 등장하는 악마로 어둠이라는 원초적인 이름을 가진 초월적인 존재입니다. 파워는 어둠의 악마에 대한 공포로 패닉에 빠져 혼자서는 일상생활도 어려워질 정도였습니다. 낙하의 악마와 노화의 악마도 근원적 공포의 악마에 속합니다.
이 근원적 공포의 악마들은 등장할 때마다 각 편의 메인 빌런 역할을 맡았습니다. 어둠의 악마는 무찌르기는커녕 지옥에서 간신히 빠져나오는 것이 고작이었고 낙하의 악마는 키가와의 계약이 끝나자 스스로 지옥으로 돌아갔습니다. 노화의 악마는 평화 계약으로 서로 싸우지 않게 된 것일 뿐 진정한 의미로 죽이지는 못했습니다. 죽음의 악마만이 체인소맨에게 잡아먹혀 소멸했습니다.
특히 노화의 악마는 재미있는 사례입니다. 노화라는 개념이 압도적인 공포를 주지는 않지만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노화의 공포를 떠올리는 순간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이 악마는 체인소맨과 요루를 가볍게 압도하는 강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공포의 크기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자주 그 공포를 떠올리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총의 악마는 지구 전체의 공포를 등에 업었습니다
악마는 이름의 개념만이 아니라 개체 자체에 대한 공포로도 힘을 얻습니다. 이름만 보면 그렇게 강하지 않을 것 같은 악마라도 사람이나 악마를 많이 죽이며 두려움을 사면 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총의 악마처럼 전 지구적으로 날뛰며 두려움을 사는 악마가 나타나면 악마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공포가 더해져서 다른 악마들도 덩달아 강해질 수 있다고 정리됩니다. 여기에 전쟁의 악마 요루는 자신의 힘 대부분이 총과 전차와 핵무기에 대한 대중의 공포에서 나온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무기에 대한 공포가 곧 전쟁에 대한 공포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공포는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까운 공포들이 서로에게 힘을 보태고 큰 개념이 작은 개념을 품기도 합니다. 그래서 악마의 서열은 단순히 이름만으로 매길 수 없고 사건과 사람들의 기억이 함께 만들어 냅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강한 악마와 약한 악마의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악마마다 고유한 능력도 달라서 독자의 예상과 실제 전투력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체인소맨은 공포 자체를 먹는 지옥의 영웅입니다
이 규칙을 알고 나면 체인소맨이 왜 특별한지도 이해가 됩니다. 포치타는 지옥에서 체인소맨으로 불렸고 악마를 먹으면 그 악마와 이름을 세상에서 지워버리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이 능력으로 죽은 악마는 다시 환생하지 못하고 그 개념까지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체인소맨은 악마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악마이자 지옥의 영웅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공포가 힘의 근원인 악마에게 개념 자체를 지워버리는 존재는 가장 큰 위협이었습니다. 작중 설명에 따르면 체인소맨은 지옥에서 악마 무리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았지만 악마들의 합공으로 크게 다친 적도 있었습니다.
체인소맨의 힘은 악마들 사이에서 숭배의 대상이기도 했고 두려움에 도망치는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또 공안 특별부 소속 악마들이 지옥에서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것이 체인소 소리였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만큼 체인소맨이 지옥에서 오래 두려운 존재였다는 뜻입니다. 마키마조차 스스로를 체인소맨보다 열등하다고 여겨 대중의 애정으로 약화시켜야 했다고 팬 위키는 정리합니다.
작품은 이 설정으로 여러 개념이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설명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나 핵무기 같은 개념이 체인소맨에게 먹혀 인류의 기억에서 지워졌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마키마가 체인소맨을 손에 넣으려 한 이유도 이 능력으로 죽음이나 전쟁 같은 개념을 없애 이상적인 세상을 만들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마키마도 체인소맨에 대한 사람들의 공포를 약화시키는 전략을 썼는데 이 방법이 어둠의 악마에게는 통하기 어렵다는 점이 두 존재의 차이로 자주 언급됩니다.
공포를 지우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요
지금부터는 원작 결말에 가까운 내용이 나오니 아직 작품을 보지 않으신 분은 건너뛰시기 바랍니다.
체인소맨 2부에서는 이 규칙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줍니다. 전쟁의 악마 요루는 포치타가 죽음을 지우게 만들어 끝없는 전쟁을 일으키려 했습니다. 결국 포치타는 죽음의 악마를 먹었고 죽음이라는 개념이 사라졌습니다.
죽음이 없어진 세상에서는 벌레와 박쥐와 바퀴벌레처럼 번식력이 강한 생물의 악마들이 훨씬 강해집니다. 죽지 않으니 개체 수가 줄지 않고 그 공포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전 지구적인 재앙이 벌어집니다. 한 개념을 지웠을 뿐인데 다른 악마들의 힘이 달라진 것입니다.
마지막에 포치타는 자신이 덴지의 심장이 되었던 것이 덴지의 트라우마를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작별 인사를 한 뒤 자신의 심장을 삼켜 스스로를 지웁니다. 새로 열린 세계에서 덴지는 홀로 깨어납니다.
이름과 공포의 규칙을 알면 체인소맨이 훨씬 재미있습니다
체인소맨 악마 서열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이름에 대한 사람들의 공포가 클수록 강해진다는 것입니다. 죽음과 어둠과 낙하와 노화 같은 근원적 공포가 위에 있고 그 아래로 총과 전쟁처럼 사건과 기억으로 힘을 키운 악마들이 자리합니다. 이 서열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공포가 변하면 함께 움직입니다.
냉정하게 보면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공포의 크기를 정확하게 재는 기준이 없어서 어느 악마가 더 강한지 독자마다 해석이 갈립니다. 실제로 팬들 사이에서 어둠의 악마와 체인소맨 가운데 누가 더 강한지 논쟁이 계속되지만 공식적인 우열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악마마다 고유 능력이 달라서 전투력이 예상과 다르게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모호함이 오히려 해석의 재미를 만든다는 평가와 서열을 헷갈리게 만든다는 평가가 함께 존재합니다. 다만 이 설정 덕분에 이야기 속 사건과 인물의 선택이 악마의 힘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다음에 체인소맨을 다시 보실 때는 등장하는 악마의 이름이 무엇이고 사람들이 그 이름을 얼마나 두려워할지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악마가 왜 강한지 또는 약한지가 이전보다 훨씬 또렷하게 보일 것입니다.
#체인소맨 #체인소맨악마 #악마서열 #포치타 #근원적공포의악마

댓글 쓰기